안녕하세요,
말레이시아에 거주중인 블로거 Sophie 입니다.
오늘은 제가 여러 해 말레이시아에 살면서
느꼈던 '인종차별' 이라는 주제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 해요.
말레이시아는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는
다민족 국가입니다. 말레이계, 중국계, 인도계, 그리고
그 외 배경을 지닌 이민자들까지 함께 살아가는 모습은
겉으로 보기엔 꽤 조화로워 보이기도 해요.
그리고 여행 책들을 보면 가장 많이 서술되어 있는 설명은
'여러 인종들이 모여 화합을 이루고 여러 문화가 다양하게 공존하는 나라' 이기도 해요.
외국인으로서 말레이시아에 거주할 때는
대체로 따뜻하고 개방적인 분위기를 경험하게 되죠.
하지만 그 속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경계선이 있어요.
바로 ‘인종차별’이라는 주제입니다.
👀 겉으로는 느끼기 어려운,
그러나 분명히 존재하는 차별
저는 한국인으로서 말레이시아에 거주하면서
명확한 차별을 직접 겪은 적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긍정적이라
좋은 인상을 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Grab 운전기사님들과 대화를 나눌 때도
“BTS! 블랙핑크!”, “한국 드라마 좋아해요”,
“한국 여행 가봤어요” 같은 반응을 종종 듣게 되죠.
하지만 다른 국적의 친구들이 겪은 경험을 통해,
보이지 않지만 구조적으로 존재하는 인종적 편견을
자연스럽게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 언어를 모를수록 더 쉽게 대상이 된다
말레이시아의 코타키나발루에 처음 왔을 때 한 번은 낯선 남성이 다가와 무례한 말레이어 표현을 던졌어요.
"Ini Malam Boleh?" (이니 말람 볼래?)
당시에는 농담인 줄 알고 웃고 넘겼지만,
나중에 그 말이 오늘 밤 가능하냐며
성적인 암시를 담은 인종차별적 발언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러한 발언은 주로 말레이어를 잘 모르는 외국인 여성을 대상으로 일어납니다. 같은 말레이 무슬림 여성,
말레이시안 차이니즈 여성 등 말레이시아 여성들에게는
절대 하지 않을 말들이죠.
교육 수준이나 사회적 환경이 낮은 일부 남성들이
외국인을 쉽게 여기는 태도를 보일 때 느끼는 무력감은
쉽게 잊혀지지 않네요.
한 일례로 태국인 친구에게 어느나라 사람이냐고 물어보고
태국인이라고 말하니 마사지 하냐며 마사지를 해달라고
한 분들도 있다는 얘기를 여러 태국 친구들에게도
듣곤 했던 기억이 나요.
🏠 집을 구할 때 드러나는 간접적 차별
현지에서 집을 구할 때, 중개인은 세입자의 정보를
집주인에게 보냅니다. 이때 제출해야 하는 정보 중에는
인종(Race)과 국적(Nationality) 항목이
포함되어 있어요.
- “이 집은 한국인, 일본인 선호입니다.”
- “아프리카계는 안 받습니다.”
- “중동 쪽이나 남아시아 출신은 폭력적이여서 가구를 망친다고 해서 집주인이 거절했어요.”
이러한 멘트들은 중개인 입에서
너무도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저는 ‘한국인이라 다행이다’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국적의 사람들에게는 집조차 보지 못하는
구조적 차별이 되는 셈이기도 해요.
🏛️ 제도 속에 녹아든 구조적 차별
말레이시아에는 단순한 사회적 인식 이상으로,
제도에 기반한 차별 요소가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부미푸트라 정책 (Bumiputera Policy)
말레이계 원주민 보호를 위해 제정된 이 정책은
교육, 주택, 대출, 공공조달 등에서 부미푸트라(Bumiputera)에게 각종 혜택을 제공합니다.
- 국립대 입시에서 부미푸트라에게 가산점 또는 정원 우선 배정
- 신축 콘도 분양 시, ‘부미푸트라 할당(Bumi Lot)’이 존재하며 할인가에 제공
- 정부 조달 입찰 시 부미푸트라 기업에 가산점 또는 참여 제한 해제
- 정부 장학금(MARA 등)도 부미푸트라 우선 제공
📝 참고: 이 정책은 말레이시아 헌법 제153조를 근거로 하며, 1971년 도입된 ‘신경제정책(NEP)’ 이후 강화되었습니다.
➡️ 문제점: 같은 말레이시아 시민임에도 불구하고
중국계, 인도계는 이 혜택 대부분에서 배제됩니다.
2. 공공대학 입시의 불균형
말레이시아 국립대학(예: UM, UKM, UPM 등)의
입시에서는 동일한 성적을 받아도 인종에 따라
입학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 부미푸트라 학생은 비교적 낮은 성적으로도 인기 학과(의대, 약대 등)에 진학 가능
- 반면, 중국계·인도계 학생은 높은 성적에도 불합격하는 사례가 반복 발생
➡️ 이는 실제로 사립대학 및 해외 유학 수요 증가로
이어지며, 결과적으로 계층 간 교육 격차를 고착화합니다.
실제로 중국계 말레이시안 친구들 중
유학다녀온 친구들이 많았고, 유학을 갔다가
아예 그 국가에 눌러앉는 경우도 믾더라구요.
결국은 인재들이 유출되는 부작용도 발생하죠.
3. 공공기관·공기업 채용 시 선호도
말레이시아 내 정부 부처, GLC(Government-Linked Companies) 등에서는 채용 시 비공식적으로
말레이계 우선 채용이 관행처럼 작동하기도 합니다.
- 공식 채용 문서에 ‘Malay only’라고 표기된 사례도 있으며,
- 동일한 조건의 지원자 중 부미푸트라가 우선 선발되는 경향이 존재합니다.
➡️ 이런 구조는 소수 인종의 공공 부문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공기관에 볼 일이 있어서 가보면,
다 말레이계 사람들만 공무원으로 일을 하고 있어요.
4. 표현의 자유 제한: ‘3R 이슈’ 터부
말레이시아는 인종(Race), 종교(Religion), 왕실(Royalty) 관련 이슈를 공공장소나 미디어에서
언급하는 것을 법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 부미푸트라 정책이나 인종적 차별에 대한 공개적 비판은 선동 혐의로 처벌될 수 있음
- 표현의 자유가 제약되기 때문에 차별을 겪은 이들이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사회 구조
➡️ 결과적으로 차별적 현실을 공론화하거나
개선 요구를 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형성됩니다.
🗣 주변에서 듣는 말들 속의 편견
일상 대화에서도 다양한 인종에 대한 고정관념은
쉽게 발견됩니다.
- “필리핀 사람은 거짓말 잘 해.”
- “인도네시아 사람은 사기꾼 많대.”
- “중동 사람은 위험해.”
- “중국계는 너무 계산적이야.”
이런 말들은 농담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무의식적인 인종차별로 이어집니다.
차별은 반드시 공격적으로 표현되지 않아도,
편견이 쌓여서 고정화될 때 더 위험해지기도 합니다.
🙋♀️ 나부터 돌아보게 되는 계기
이번 글을 쓰면서 생각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이주민이 많아지면서 이런 다양한 문화를
이루는 사회가 되었어요.
한국 역시 앞으로 국제결혼과 외국인 노동자 증가로
다인종 사회가 될 것이란 예측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시점에서부터, ‘다름’을 인정하고,
편견을 줄여나가는 연습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차별 없는 사회는 제도뿐 아니라
개개인의 인식 변화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이 누군가에게는 일상적인 경험으로,
또 누군가에게는 공감과 고민의 출발점이 되었으면 합니다. 말레이시아라는 다인종 국가에서 살아가며 느낀
작은 이야기들이, 더 나은 인식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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